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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1660

20030601 억울한 내전 2003. 6. 1(일)(맑음) 아침 아홉시 경 콘도를 체크아웃 했다. 노부장은 우리를 위해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돌아 박쏘가리 집으로 안내하였다. (이 코스는 영월에서 충주호로 유입되어 잠시 잠겼다가 목계 보조댐을 통해 남한강으로 흘러가는 강줄기로 최고의 견지터라는 걸 알게 되었다. 견지낚시를 배운 후 견지꾼들과 가끔 그곳을 다녀왔다.) 여주인장 마음씨도 좋았지만 쏘가리 맛이 일품이었다. 거기서 아점을 마친 뒤 각자 헤어졌다. 노부장님은 우리를 위하여 선물까지 준비해 오셨다. 지점에서 홍보용 사은품으로 만든 헤어드라이어를 하나씩 나누어 주셨다. (그거 20년이 지났는데 지금껏 쓰고 있다. 나는 헤어드라이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집사람이 내 농막에 들를 때 사용하려고 가져다 놓았다. 오늘 일기를 정리하.. 2022. 1. 14.
20030531 N부장님 지점장 취임축하 2003. 5. 31(토)(맑음) 토요일은 찾아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전화도 많지 않으므로 나에게는 일하기 안성맞춤인 날이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철저하게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출근하여 계속 컴을 가지고 놀았다. 심지어 영화까지 한 편 보았다. ************** 오늘은 우리가 직원시절 과장으로 모셨던 상사 N부장님의 OO지점장 취임을 축하하기 위하여 옛 電友들이 모이기로 한 날이다. 오후 4시가 되니 약속한 친구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J부장만 전날의 과음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OO대명콘도까지 가면서 조금 막히는 구간이 있었지만 큰 어려움 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N부장님은 미리 와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선물로 준비해간 Y셔츠와 넥타이를 드렸다. 콘도 앞에 펼쳐진 강과 산들이 너.. 2022. 1. 13.
20030530 기싸움 2003. 5. 30(금) Z가 갑자기 회의를 하자며 과장들을 불러모으며 나도 불렀다. 회의석상에서 처장으로부터 들은 여러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하더니 사업소장 업무출장제도와 관련해서 보고서를 누가 어떻게 진행하였는지를 물었다. S가 사장이 결재(✔표시)한 문서를 가져다주었다. 내가 만든 보고서다. 그걸 보더니 내게 버럭 화를 내면서 왜 사전에 자기한테 보고를 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마침 내 핸드폰이 울렸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한바탕 소란이 벌어질 뻔했다. 하마터면 나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뻔했다. S과장을 통해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 내용이 부실해 처장이 짜증을 내며 일부러 나한테 다시 작성해 달라고 한 내용까지 그에게 이야기할 뻔했다. 그러면 그나 S과장이나 모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2022. 1. 13.
20030529 경신이의 깊은 생각 2003. 5.29(목) 오늘은 비교적 조용하게 하루가 지나갔다. 아침 출근과 더불어 아침 인사 겸 엊그제 내게 부탁한 ‘상임이사 유고 시 직무대행에 관한 보고서’의 수정사항도 가져다드릴 겸 처장 방에 들렀다. 出必告 反必面은 직장예절의 기본이다. 어제 온 우편물을 뜯으며 정리하고 계시던 처장님이 왜 왔느냐고 물었다. 아침 문안 인사차 왔노라고 말씀드렸다. 처장님은 “자리를 마련하여야 하는데 영 경황이 없어서...” 하면서 내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잠시 처장 방을 서성대다가 겸연쩍게 방을 나왔다. 사업소장 업무출장 제도를 부사장님께 보고하고 오라는 지시를 받고 그걸 들고 부사장 실로 가 설명을 드린 후 서류를 가져다 처장님께 가져다드렸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보고서를 들고 사장실에.. 2022. 1. 12.
20030528 피바람 2003. 5. 28(수) 어제 열렸던 징계심사위원회 심의결과는 예상대로 모두 해임이었다. SY부장, KY과장, LP과장, LC과장 등 4명이 해임처분 되고 OO처 KY부장은 심의 연기 되었다. KY부장은 그날 충격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어 징계심사위원회에 출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도 어제 같이 심의를 받았다면 당연히 해임처분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큰 피바람이 불어올지 모른다. 직원들 사기가 말이 아니다. K사장은 장관이라는 목적지에 가기 위한 간이역으로 우리회사 사장자리에 잠시 들렀을 뿐이다. 그래서 목적지 안착에 방해가 되는 일은 가차 없이 쳐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번 일을 처리하고 있는 듯하다. 처장님이 저녁 퇴근 무렵 우리 사무실에 나타났다. ‘앞으로 회사 반경 1km.. 2022. 1. 12.
20030527 아파트 계약 2003. 5. 27(화) 오늘 10시부터 징계심사위원회가 열렸다. OO기획 금품수수 관련자에 대한 징계심사다. 사장은 서슬이 시퍼래서 펄펄 뛰며 자신이 살기 위해 여럿을 죽이려는 듯하다. OO처 부장 이상 전 직원에 대하여 먼저 무보직 발령을 냈었다. 이어 금품수수 관련자에 대하여 중징계를 내리려는 듯하다. 지금까지의 기세로 보아 모두 해임처분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징계심사위원회가 열리는 동안 잠시 짬을 내어 당첨된 아파트 계약을 하러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으로 10시 무렵 막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처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S과장이 만들어준 보고서가 맘에 안 드니 내게 다시 만들어 달란다. 사장에게 보고해야 하는 문서이다 보니 신경이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보아하니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2022. 1. 11.
20030526 기억할 수 없는 순간들 2003. 5. 26(월) KY에게 엊그제 마신 술에 대해 물었다. 생맥주 한 잔이 아니라 3잔을 마셨단다. 완전히 맛이 가서는 평소와는 다른 내 모습을 보인 모양이다. 그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곧바로 이야기하지 않고 농담조로 내게 취조 해 볼 일이 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서 내가 심한 실수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2022. 1. 11.
20030525 문상 2003. 5. 25(일) 어제 마신 술로 속이 완전히 뒤집혀 있는데 와이프가 애들과 같이 하남에 있는 오리고기집에 가서 점심을 먹잔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다음으로 미루었다. 대신 아산 중앙병원에 문상을 다녀왔다. H부처장 부인이 뇌종양을 앓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그녀의 사진을 보는 순간 마음이 울컥했다. H부처장이 동향이어서 명절에도 함께 어울려 고향을 다녀오곤 했었기 때문이다. 때론 그의 집에서 그녀가 차려주는 술상을 받기도 했었다. **************** 그래도 점심은 먹어야겠기에 속을 달래기 위해 동네 앞 칼국수 집에 들렀다. 새로 생긴 집이어서 그동안 한번 가보고 싶었던 집이다. 바지락과 생새우를 넣어 끓인 칼국수에 맛보기로 열무 보리밥까지 주는데 맛이 괜찮으면서 값도 무.. 2022. 1. 11.
20030524 가끔씩 술바가지도 쓴다 2003. 5. 24(토) 아침부터 예견되었던 대학살이 시작되었다. 인쇄물 사건과 관련해 OO처장을 비롯해서 OO처 부장 모두 무보직 처분했다. 나는 이와 관련된 근거 규정을 정리해 사장에게 올렸다. P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옛 상사였던 K처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는 것이다. 강동의 일식집 대명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쪽 지역 고위층 인사들이 애용한다는 가성비 높은 일식집이다. 막상 가보니 K처장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분은 유난히 자존감이 강해 적어도 1주일 전에 약속을 정하지 않으면 약속을 잡기가 어려운 분이다. 지금 OO발전에 가 계신데 옛 부하직원들의 초청에 응해주지 않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직도 어깨에 힘을 주고 계신 듯해 씁쓸했다. 덕분에 KM과장과 P부장 나 셋이서 술을 엄청 많이 .. 2022. 1. 11.
20030523 그 때 그 판단이 옳았을까? 2003. 5. 23(금) 비상임이사 간담회가 끝나고 처장님 전무님이 모두 이사들과 함께 식사를 하러 무역회관으로 갔다. 덕분에 오늘 저녁은 윗사람으로부터 해방이다. KD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소주 한잔 하자고 했다. O 부장도 나중에 우리 자리에 합류했다. 한참 술잔을 나누는 중에 L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어 전화를 했단다. 처장님이 옆에 계시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잠시 후 처장님께 전화를 하니 NYX에 있단다. KD과장과 함께 거기로 갔다. 행사를 마치고 L과장을 비롯해서 OO팀 과장들이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그들과 함께 어울려 술을 마셨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양주를 7병이나 마셨다고 한다. 처장님은 술이 떡이 되어있었다. 술집 밖으로 나오니 처장님이 아.. 2022. 1. 11.
20030522 아파트 당첨 2003. 5. 22(목) 사건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L부장은 계속 이틀째 경찰서 유치장에서 못 나오고 수사를 받고 있다. 함께 근무하는 여직원 L에게 전화 했더니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몹시 안타까워했다. 아무 일 없이 잘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 아침 일찍 출근했는데 핸드폰에서 문자 메시지 신호음이 울렸다. 열어보니 지난번에 신청한 아파트 청약에 당첨이 되었다는 내용의 문자다. 인터넷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정말로 내가 청약에 당첨이 되었다. 0102동 0205호에 당첨이 된 것이다. 정말 신이 났다. 그런데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그렇게 될 걸 확신하고 있었다. 사실 아파트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 4억 8000만원이나 되니 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2022. 1. 10.
20030521 인쇄물 사건 2003. 5. 21(수 : 맑음) 비상임이사 설명자료는 일단락되어 처장님이 전무님께 보고하고 전무님 요구에 따라 보고서를 절반 정도 더 줄이는 선에서 끝이 났다. 처장님은 그걸 부탁하면서 내게 많이 미안해했고 나는 흔쾌히 받아들여 원하는 자료를 정리해 드렸다. *************** 오늘은 대형사고가 터졌다. 우리 회사에 출입하는 작은 인쇄업체 OO기획에서 경리를 보던 여직원이 공금을 횡령하여 달아났다 붙잡혔는데 그녀의 장부에서 우리 직원들에게 그동안 상납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내용이 나온 것이다. 경찰에서 임의동행 식으로 직원들을 줄줄이 연행해 가고 서류를 몽땅 봉인하고 가져가 버린 것이다. 거기 걸려든 직원들 숫자가 무려 20명이나 되었다. 대부분 10만원 내지 20만원 정도의 수준이다. 그러.. 2022. 1. 10.
20030520 마음 속 갈등들 2003. 5. 20(화) 아침에 처장님 방에서 갑작스런 회의가 소집되었다. 처장님 주특기가 나온 거다. 그는 마음에 안 들면 모두 집합시켜 큰소리로 싸잡아 혼을 낸다. 내가 직원 시절 그로부터 질리도록 당했던 푸닥거리다. 비상임이사 간담회 준비자료의 내용이 부실한 것을 원인으로 삼았다. OO부장은 같은 연배에다 부사장 동기여서 대놓고 직접 혼낼 수는 없기에 담당과장인 L과장과 다른 부장들을 모두 소집한 거다. 한 30여분 단체기합을 받았다. 처장님 훈시가 거의 끝나갈 무렵 내가 처장님께 먼저 양해를 구하고 일어섰다. 마침 회의 소집 직전에 전무님으로부터 어제 행동지침을 자회사에 내려 보냈는지를 묻는 전화가 왔었기 때문이다. 전무님께 긴급히 보고해야 할 내용이 있어 잠깐 보고를 하고 오겠다고 하면서 경색.. 2022. 1. 10.
20030519 이놈의 전두엽 2003. 5. 19(월) 아침 일찍 전무님이 ‘청렴도 제고를 위한 행동규범’을 들고 사장 방에 들어가 결재를 받아왔다. 처장님은 그걸 들고 또 유난을 떨기 시작하셨다. 세 부를 복사해 달라는 주문과 더불어 결재 간인을 찍지 말고 오탈자 확인부터 먼저 하란다. 전무 방에서 올라오자마자 3부를 복사해 S과장과 KM과장에게 나누어주고 오탈자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사장 결재 간인을 미룬 것은 중간에 사장 수정사항이 발생할지 모르니 만일 사장이 수정한다면 그걸 반영한 후에 간인을 받겠다는 생각에서인 듯하다. 그 바람에 내가 만든 자료를 구하려는 여러 사람에게서 욕을 먹었다. 처장님은 ‘자회사에도 어떻게 보낼 것인지 확인하고 어쩌구...’ 하면서 알아듣기 어려운 업무지시도 했다. 그냥 간단하게 “관련부서와 협의.. 2022. 1. 10.
20030518 애들 아빠의 새 결심 2003. 5. 18(일) 아침 일찍 일어나 일기를 정리했다. 7시 30분부터 테니스가 시작되기에 아침식사로 계란 2개를 프라이 해서 먹고 하남고등학교 테니스장엘 갔다. 나를 포함해서 6명이 모였다. 이 하남 테니스회 모임은 이제 더 이상 이어지기가 어려울 성싶다. 점점 테니스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눈에 보일 만큼 회원들의 참여나 열의가 부족하다. 3게임을 하고 함께 라면을 먹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눈을 붙인 후 컴퓨터 앞에 앉아 밀린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요즈음 프리챌에서 한미 카드를 사용하는 골드회원에게 파일 구리를 무한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을 주고 있어 컴으로 영어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파일구리로 영화를 다운로드 받은 후 공부가 끝나면 다운 받은 영화를 본다. 그렇게 본 아이덴티티(the b.. 2022. 1. 7.
20030517 내 인생의 종착역 2003. 5. 17(토) 아침 9:30분부터 윤리경영위원회가 개최된다. 따라서 토요일이지만 조금 일찍 출근하여 회의 준비를 했다. 예상한 대로 처장님이 일찍 출근하셔서 부사장님과 대화 중에 나온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내게 이것저것 관련 사항을 물었다. 혹시나 위원회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질문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차라리 나에게 답변을 미루면 훨씬 더 정확히 설명하며 그들의 질문이 얼마나 무가치한지를 쉽게 증명해 보일 수 있을 텐데 그는 불완전하게 이해하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직접 설명하려 한다. 그래서 결국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항조차 수정하게 하는 일도 생겼다. 윤리경영위원회에 참석한 전무들도 사실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을 다수의 비전문가가 모여 회의로 결정하.. 2022. 1. 7.
20030516 점진적 거리두기 2003. 5. 16(금) 오늘 Y부장을 불러 의견을 들은 뒤 그의 의견을 상당부분 반영하여 윤리경영 실천지침을 만들어 결재를 진행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윤리경영위원회에 회부하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그래서 다시 관련 자료를 Y부장에게 주며 내일 오전 9:30분에 윤리경영위원회를 개최하도록 부탁했다. 오늘 4직급 이동발령이 났다. 인사관리팀 정학준이가 승진발령을 받았다. 늘 술자리에 굶주려 있는 Y에게 자연스럽게 저녁 회식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다. ‘소백산’에서 갈비살을 먹으며 소주와 헤네시 꼬냑을 마셨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Y를 먼저 보냈다. 다른 과장들이 함께 한 잔 더 하고싶어 했지만 내일 아침 있을 윤리경영위원회를 이유로 사양하고 나도 택시에 올라 바로 귀가했다. 2022. 1. 7.
20030515 호프데이 2003. 5. 15(목) 어제 퇴근하면서 오늘 아침 행동강령 관련 보고서를 보자는 K처장님 주문에 맞추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해야 했다. 보고서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어제 밤잠을 설쳤더니 몹시 피곤하다. K처장님은 예나 지금이나 ‘빨리빨리’를 외쳐대며 심하게 설쳐대신다. 이번엔 또 갑자기 행정보고 스타일로 작성해 달라는 주문을 해 다시 만드느라 진땀을 뺐다. 저녁에는 호프데이를 열었다. '하이트 광장'에서 3000CC짜리 피쳐 잔을 놓고 덜어 마셨는데 얼마나 마셨는지 기억에 없다. 무척 많이 마신 것 같다. 맥주집을 나오는데 상민이가 함께 2차를 가자며 내게 졸랐다. Y는 나를 계속 불러대며 처장님과 함께 가야 한단다. 자신과 처장님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불편함을 내가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듯하다. 결국.. 2022. 1. 7.
20030513 과한 점심 2003. 5. 13(화) 어제의 과음으로 피로감이 심하게 몰려온다. 몸이 괴로워 계속 헤매고 있는 중 OO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제 사장 결재를 넣었던 산하단체 인사운영 합리화 방안이 부전지가 붙여진 채로 되돌아 나왔다는 것이다. OO실로 내려갔다니 사장이 노란 포스트 잇을 보고서 표지에 붙여놓았는데 거기에 ‘다면평가 개선사항’이라고 적은 뒤 ‘상사평정 40%, 동료평정 : 25%, 부하평정 : 25%, 관련 업체 및 유관단체 평정 10%’로 하라는 메모가 붙어있었다. 전무님, 처장님과 상의하여 해당 페이지를 사장님 말씀대로 수정한 뒤 뒤 곧바로 다시 결재를 올렸다. 전무님이 사장 지시사항에 조금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다. OO지사 총무부장과 총무과장이 올라와 점심을 사겠단다. OOOO팀 과장들과 .. 2022. 1. 5.
20030511 조개를 닮은 아내 2003. 5. 11(일) 아침 일찍 일어나 그동안 밀렸던 일기를 정리했다. 테니스장에는 8시까지 모이기로 했으므로 7시 40분 무렵에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먼저 계란 한 개를 프라이팬에 깔고 그 위에 어제 먹다 남은 오징어 볶음을 살짝 얹은 뒤 그 위에 다시 계란 한 개를 덮으니 훌륭한 오징어 전이 되었다. 그걸 아침 삼아 먹고 하남 테니스장에 나갔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3게임 정도 하고 나니 운동량이 충분했다. 오늘 그곳에서 회사 군장교 모임 테니스 대회를 한다고 해 일찍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것 같아 회원들 모두 일찌감치 운동을 마치고 학교 앞 문방구에서 라면 한 그릇씩하고 헤어졌다. 집에 와 잠시 눈을 붙인 뒤 어제 파일구리에서 다운 받은 영화를 보았다. 그동안 밀렸던 영어 공부도 일주일 치를 .. 2022. 1. 4.
20030510 조직에서 살아남는 방법 2003. 5. 10(토) 오늘은 비번 놀토지만 어제 K처장과 한 이야기도 있고 해서 출근하였다. (K처장은 전부터 노는 거 다 챙겨먹으려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상사가 원하면 일요일이든 휴가중이든 한밤중이든 언제든 함께해야 한다. 그는 이제껏 자신이 스스로 그런 삶을 살아왔고 덕분에 초스피드로 고속승진해 왔다. 그를 두번째 모시는 나는 그의 그런 경향성을 잘 읽는다. 그래서 그가 요구하기 전에 내가 먼저 알아서 긴다. 어제 낌새를 눈치채고 K처장에게 “비번이지만 할 일도 있고 해서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했었다.) 막 사무실에 들어서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내가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처장님이 우리 사무실로 와서는 나를 찾자 KM과장이 내게 전화를 한 것이다. 처장님께 가서 출근 인사를 드리고 .. 2022. 1. 3.
20030508 당직근무 2003. 5. 8(목) 어젠 온종일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맑게 개었다. 하남테니스장 관리인 진화봉 사장에게 전화하니 9시 반 정도면 운동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한다. P부처장을 포함해서 H, S, C등 여러 친구에게 두루두루 전화를 걸어 하남 테니스코트에서 만나자고 하였다. 비가 온 뒤끝이어서 날이 무척 청명했다. 다섯 게임을 하고 학교 앞 문방구점에서 테니스 친구들과 라면으로 점심을 때운 후 집으로 돌아와 잠깐 눈을 붙이고 회사에 나가 당직근무를 섰다. 승진하고 처음 돌아오는 당직이다. 우선 내가 직접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되어 방해받을 일이 별로 없었기에 당직근무 동안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를 모두 읽을 수 있었다. 날이 맑아서 그런지 민원 전화도 거의 없다. 운동한 뒤끝이어서 졸음이 쏟아져 1.. 2022. 1. 3.
20030507 공기업 노조 2003. 5. 7(수)(비) 오늘 오전 열 시부터 임금교섭위원회가 있다. 이어서 점심식사 후 오후 두 시부터 노사협의회가 열릴 예정이다. 10시를 기하여 임금교섭위원회에 참석차 K처장님과 함께 709호로 내려갔다. 그동안 인건비 예산과 관련한 예비비 전용 문제를 놓고 노사 간에 심한 갈등이 있어 왔다. 덕분에 회의 시작부터 신경전이 벌어지며 노조가 회의 시간을 한 시간이나 미루는 바람에 11시부터 회의에 들어갔다. K국장은 요즘 점점 교만이 심해져서 방자하기가 이루 말할 데 없고 벽두부터 OO직 인건비 인상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의 요구대로라면 OO직 인건비가 무려 40%나 인상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럼에도 그는 오로지 OO직만이 이 회사의 주인이고 우대되어야 할 주체인 것처럼 목소리를 높여 .. 2022. 1. 3.
20030506 산자부 지시공문 2003. 5. 6(화) K처장이 자신이 부탁해 내가 작성한 권위주의에 관한 보고서를 읽고 꽤 흡족해 하는 모습이다. 어쩌면 그렇게 자기를 그대로 묘사해 놓았냐며 내가 지적한 권위주의의 유형에 자신이 한 가지라도 해당하지 않는 게 없단다. 자기를 표적으로 묘사해 놓은 것이 아니냐고 농반진반 물었다. 내가 생각해도 모든 유형이 정말로 그의 행태와 아주 정확히 들어맞고 있었다. 아침 11시경에야 전무님이 주재하는 회의가 끝났으므로 인사혁신 관련 산자부 문서는 요약본을 정리해서 회의 끝나자마자 전무님께 전해드렸다. 전무님은 몇 가지 필요한 사항을 챙기시더니 무사히 사장님 보고를 마치고 사장님 결재를 마친 문서를 건네주셨다. 산자부는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을 우리에게 떠안기면서 우리 권한 밖의 사항까지 우리에게 .. 2022. 1. 3.
20030505 어린이날의 가정불화 2003. 5. 5(월) 어린이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작성하다 만 경영도서 보고서를 끝냈다. 어제 하던 회사 일을 마무리 지어야 했으므로 회사에 출근했다. 누군가 함께 운동할 사람이 있으면 운동을 해야겠다는 욕심에 테니스 가방을 차에 싣고 먼저 잠실테니스장에 들렀다. 한 조가 마련될 수 있어 두 게임을 한 후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P이사장도 함께 식사했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캐나다로 보낸 기러기 아빠인데 듣기로 병원 몇 개를 운영하는 이사장이라고 한다. 에쿠스 자동차를 몰고 다니며 돈깨나 있는 듯 행세를 한다. 하지만 그동안 그와 몇 번에 걸쳐 점심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가 밥값을 내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내가 밥값을 내려하자 P부장이 일어나 극구 내려 하는 바람에 내가.. 2021. 12. 30.
20030504 일요일 나홀로 야근 2003. 5. 4(일) 어제저녁 테니스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내일 아침 7시 30분까지 잠실에서 다시 보자는 약속을 하였기에 아침 일찍 일어나 일기를 정리한 후 잠실 테니스장으로 향했다. 나의 도착에 이어 O부장, J부장 내외와 K과장이 속속 도착했다. 아침 식사 전까지 쉬지 않고 무려 5게임이나 했다. 함께 아침 식사를 후 한 게임 더하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친 후 10분 정도 눈을 붙이고 회사에 출근했다. 대통령이 공정한 인사와 관련하여 한마디 하자 곧바로 중앙인사위원회와 기획예산처가 지침을 만들어 하달했다. 산업자원부는 자체 계획을 스스로 수립하지 못하고 다시 산하기관에 하달하여 5월 6일까지 인사운영 혁신방안을 내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내가 모든 덤터기를 뒤집어쓰고 이를 해결하기 .. 2021. 12. 30.
20030503 과부하로 쌓이는 불만 2003. 5. 3(토) 어제 K처장이 산업부에 교육을 다녀와 전파교육 자료에 필요하다며 권위주의 타파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었다. 그걸 오늘 작성하기로 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획예산처에서 산자부를 경유하여 공문이 하나 날아들었다. 임원 인선방법을 포함하여 공정한 인사관리 정착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였으니 자체 추진계획을 작성하여 5. 6일까지 보내라는 것이다. Y가 또 나를 불러 일을 시킨다. 정말 속상했다. 나도 모르게 불평이 튀어나왔다. 몸은 하나인데 노사협의회 자료도 만들어야 하고 K처장 보고서도 만들어야 하는 데에다 새로운 일을 더 추가하니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다. T/O도 있는 과장 자리에 현원을 충원하지 않겠다고 해 내 밑에 과장이 없어 가뜩이나 화가 나 있는 판에 일거리는 계속 떨.. 2021. 12. 30.
20030502 내가 할 일과 남이 할 일 2003. 5. 2(금) OOOO 파트에 T/O가 있는 데에도 Y가 반대해 받지 못한 과장 한 사람을 이제는 K과장도 내년이면 승진해 나갈 텐데 그러면 후계 요원이 없어 문제가 되니 과장 한사람을 더 받자고 설득했더니 그제사 순순히 응했다. 내 파트 일에 내가 직접 나서는 것은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에 그가 나서서 처리해야 하는데 그는 내게 처장님과 전무님께 가서 말씀드리란다. 등 떠밀려 내가 K처장에게 가서 말씀드리니 아니나 다를까 일언지하에 내 의견을 묵살한다. 전무님과 부사장님께 규정 개정안의 결재를 내어 확정하고 퇴근시간이 지났지만 전자결재를 통하여 규정 개정안을 공포의뢰 했다. **************** L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소주나 한 잔 하자고 했다. 마침 O부장도 야근 중이었기에 셋이 .. 2021. 12. 30.
20030501 늙는다는 건 병과 타협하며 사귀는 과정이다. 2003. 5. 1(목) 아침에 잠실 테니스장에 나가 무려 여섯 게임이나 했다. 마침 C부장내외가 왔으므로 KNS와 함께 조를 이루어 쉬지 않고 12시 까지 6게임이나 한 것이다. C부장 처가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러니 무릎이 온전할 리가 있나. 덕분에 어느 시점 이후 무릎 연골 통증으로 죽을 때까지 고생을 해야 한다. 다행히 그 때부터 조심하고 안짱다리 걷기를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실천했더니 팔자걸음이 11자 걸음에 거의 가까와졌고 덕분에 통증도 많이 완화되었다. 이어서 8년여 전부터 진행된 허리통증도 점차 심해져 결국은 수술의 기로까지 갔지만 끝까지 버티며 108배와 요가로 허리빼를 교정 중에 있다. 108배의 방식도 바꾸고 내 허리 교정에 필요한 요가를 별도로 엄선해 몇가지 실행하는데 효과가 .. 2021. 12. 29.
20030430 춘계 체육행사를 꽃지에서 2003. 4.30(수) 아침에 잠이 깨어 보니 Y가 먼저 일어나 명상을 하고 있다. 우리 방에는 Y와 나만 자고 나머지는 거실에서 고스톱을 치다가 함께 뒹굴며 서로 엉키어 자고 있다. 6시쯤 아버지와 할아버지 묘소에 문안 인사를 드리러 앞뫼깟에 갔다. 산에는 아침 이슬이 내려앉아 발밑을 적셨다. 먼저 증조부모님 묘소에 들렀다가 할아버지 내외분에 이어 아버지 묘소에 참배했다. 산을 내려와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은 아내가 준비해 준 해장국에 밥을 말아 김치하고 먹게 했다. 먹은 그릇은 각자 알아서 닦아놓으라고 했더니 모두 맛있다며 식사를 하고는 밥상까지 깨끗이 치워놓았다. 직원들이 여럿이어서 화장실에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 조금 불편했지만 모두들 질서정연하게 움직여 주었다. 집 앞에서 우리집을 배경으로 기념.. 2021.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