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129 20110114 내가 정인근 선배에게 즉답한 편지 눈물이 날만큼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습니다.정인근 선배님의 말씀이 사실이라면 난 그런 편지를 보내지 말았어야 합니다. 아울러 이 자리에 오지도 말았어야 합니다. 제 운명은 왜 이리 기구한겁니까?남들은 쉽게도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난 왜 이렇게 남에게 상처 주는 어려운 일만 골라서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난번 회사 분할 때에도 안 떨어지려고 애쓰는 우리의 식구들을 매몰차게 버려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 중 한사람은 내게 ‘오적’이라는 더러운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나는 그렇지 않다며 그와 싸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라와 회사에 충성을 바쳤을지는 모르지만 그들 앞에서 오적 노릇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나도 남에게 베풀며 좋은 소리 듣고 싶습니다.언제나 엉키고 꼬인 고약한 일만 내게 주어지.. 2025. 1. 13. 20110114 정인근 선배가 내게 보낸 편지 다음은 정인근 선배가 내게 보낸 편지를 살펴보자 조용욱처장님.오랜만에 지면을 통해서나마 새해인사를 드리며 성과관리팀장으로 발령받으심을 축하드리고신묘년 한해에도 뜻하시는 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일전에 취임인사차 보내주신 메일을 보고 몇 가지 나의 의견을 보냅니다.우선 정년연장 결정은 정부의 강한 반대와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 및 이사회의 유보 결정 등 엄청난 어려움을 뚫고 회사에서 용단을 내려 시행하게 되었노라고 노무처장도 이야기 하였는데조처장님의 견해도 마찬가지더군요 암튼 그런 결심을 해서 간부의 임금피크 정연연장을 실현시켜준 데 대해 당사자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이시점서 되돌아봅시다.먼저 간부의 정년연장을 회사에서 해줄려는 의지가 있었느냐를 묻지 않을 .. 2025. 1. 13. 20110114 퇴직 예정 선배들에게 보낸 편지 지난번 내가 성과관리팀장으로 보직 받으면서 보낸 메일에 대한 회신이 구구절절 내 가슴을 때린다.먼저 내가 보낸 편지를 살펴보자. 안녕하세요.이번에 인사처 성과관리팀장으로 발령받은 조용욱입니다.KEPCO Academy에서 선배님들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가끔 뵙고 많이 안타까워했는데 이제는 제가 선배님들을 뒷바라지하는 팀의 팀장으로 발령이 나게 되어 인사 올립니다.앞으로 애로사항이 있으시면 제게 메일을 주시거나 전화를 주시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년연장 결정은 제가 인사제도팀장 업무를 수행할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어렵고 힘들게 이루어진 사항이었습니다.사회적으로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시점에서 정년연장을 결정하려다 보니 정부의 강한 .. 2025. 1. 13. 20110114 상만이 모친상에 다녀왔다. 1.14(금)김상만 친구 모친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엘 갔다. 그자리에서 많은 시골 친구들을 만났다. 국민학교 때 헤어지고 나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이민호도 만났다. 성용이는 그자리에서도 여전히 목소리가 높다. 어찌 보면 한심하지만 달리 보면 용감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우리 반 친구들이 모두 모였다. 윤주용, 장옥배, 박현준, 이정목, 신순영, 이후일, 김현철...조문을 마치고 곧바로 집에 들러 쌀 한 포대를 싣고 다시 서울로 달렸다. 집에 도착하니 11시다. 2025. 1. 13. 사피엔스의 죽음(후안호세 미야스외 공저) 죽음으로 삶을 설명했다.우리가 이야기하는 노화나 자연사는 인간과 애완동물에게만 존재한다는 설과 할머니 가설이 눈여겨 볼 만하다.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자연계에서는 약해지면 죽고 최고만 살아 남는다.먹이사슬의 최고봉만 노화나 늙어 죽는 자연사를 경험한다.자연에선 실수나 실패가 곧 죽음을 의미한다.약한 동물은 강한 동물의 먹이가 될 뿐이기에 약해지면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 평균수명 차이는 활동량에 반비례한다.쥐가 3년의 평균수명동안 돌아다닌 거리와 90년의 평균수명을 가진 코끼리가 걸어다닌 거리는 같다는 이론이다. 폐경기 이후 여성이 살아야할 이유를 아이돌봄에서 찾는 것도 특이하다.생산활동 등으로 부모가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는 환경에 봉착하자 폐기처분 대상인 폐경기 할머니를 아이를 돌보는 기간 동안 살려둔다.. 2025. 1. 9. 20110112 책이 내 손을 떠나지 않게 해야 1.12(수) 맹상호 부장이 인사처장, 전무님과 면담을 하고싶어 해 이와 관련한 한 장짜리 보고서를 만들었다. 두루뭉술하게 내용을 담았다.그의 인사고충을 들어주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어려우나 예외적으로 들어줄 수도 있다는 식이다. 점심 무렵에 갑자기 주인환 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인사처장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자는 것이다. 특별한 점심 약속이 없었기에 그렇게 하자고 했다. 앞으로 매주 또는 격주로라도 인사처장과 점심을 같이 해야 할 것 같다.‘시골밥상 집’인데 음식이 깔끔하고 주문한 갈치도 신선했다. 박상서부장이 업무협의를 하기 위해 내 사무실에 들렀다. 그는 퇴직자가 창업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TF 리더를 맡고 있다. 지금 정년퇴직 예정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하여 설명.. 2025. 1. 9. 20110113 내가 배우고 깨우치며 가야 할 길이 참 멀다 1.13(목)UAE 사업단 식구들과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저녁을 먹으면서 현상철 처장의 처신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는 다른 처실로부터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술자리를 주도했다. 음식점 종업원에게 된장 하나를 주문하면서도 봉사료로 1만 원짜리 한 장을 내민다. 별것 아닌 것 같고 우습게 보이지만 아주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연출한다. 이어서 다른 여종업원에게도 다른 이유를 달아 1만원을 건네준다. 우릴 초대한 손님들 좌석 사이사이를 돌며 친근하게 다가가 살살 웃으며 술자리를 주도한다. 상대적으로 나는 인사처장 옆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고 앉아 있다.그런 자리는 교류가 뜸해 낯이 설은 원자력직군 고위 간부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며 교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자리인데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25. 1. 9. 20110111 사랑을 위하여 1.11(화)인사처장 주관 회의에 참석했다.내 차례에 두어 가지 현안사항을 이야기했다.내가 하는 일에 모두들 관심이 많다. 가지 수는 많지 않아도 중요도와 관심도가 높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노재원 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막걸리 한 잔 하자고 했다. 김남수 위원장과 PK에게도 같이 보자고 했다. PK는 또 소설을 써가며 오늘의 내 참담한 현실을 비아냥거릴 것이다. 내가 이 모양으로 비참한 처지에 처하다보니 내게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소설을 쓸 것이다.내가 그동안 순환보직도 없이 쉽게 쉽게 승진하는 바람에 그 대가를 치루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진실은 하느님이 다 알고 계실거다.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일해 왔고 내 능력도 결코 승진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걸 하나님은 아실 거다.. 2025. 1. 8. 20110110 그들의 가슴이 스스로 열리게 해야 1.10(월)어제도 테니스를 치러 나갔다. 멤버 구성에 적당한 수의 사람들이 모였다. 정하황, 이인교, 박종확, 권춘택 모두 나왔다. 운동이 끝난 후 박전무님 제안에 따라 이번에는 뼈다귀 해장국집에 가서 식사를 했다. 덕분에 비용이 좀 더 많이 나왔겠다. 다행히 술을 그리 많이 안 마셔 곧장 차를 가지고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영화를 봤다. 웨슬리 스나입스의 ‘game of death’ 와 아네트 베닝의 ‘kids are all right’ 두 편을 보았다.영화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영어공부를 위한 것이어서 리스닝에 신경을 곤두세운다.그런 나를 보고 영화를 보면서 웬 인상을 그렣게 쓰느냐고 집사람이 한마디 건넨다. 맹상호 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협조할 테니 근무지를 이동시켜달라는.. 2025. 1. 8. 20110109 죽은 공을 때리는 비법 1.9(일)어제도 테니스를 하러 잠실 테니스장엘 나갔다. 요즘은 공이 잘 맞는 것 같다. 엊그제 OOO 전무님을 만나 뵈었을 때 그는 내 문제를 조언하면서 사람들은 항상 살아있는 공을 치려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했다.골프도 움직이지 않는 공을 마지막까지 보며 치면 보기플레이가 가능한데 자꾸만 목적지로 시선을 돌리면서 움직이는 공을 치다가 제대로 맞히지 못한다고 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지금 현재 내가 당면한 일에 최선을 다해야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나 과거를 생각하며 현재 일을 처리하다가 현재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테니스도 마찬가지다. 공이 맞는 마지막 순간 정지된 상태까지 집요하게 보고 라켓을 맞추어 정확히 밀어 올리니 공에 힘도 실리고 정확한 타격이 가능했다. 첫 게임은 이주.. 2025. 1. 7. 20110108 불만에 찬 사람들을 접근하는 방식 1.8(토)어제는 이도식 전무님과 회사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주인환 부장이 내가 전무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일부러 어레인지 해준 것 같다. 전무님에게 오늘 아침에 내가 정년퇴직 예정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 대하여 설명해 드렸다.다른 회사에 앞서 정년연장이 얼마나 힘들게 이루어졌는지, 간부들의 임금이 왜 10% 하향조정 될 수밖에 없었는지,그리고 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을 개발해야 했고 하여야만 하는지를 설명해 주었다고 말씀드렸다. 맹상호 부장이 내게 전화해 두 시간씩 걸리는 출퇴근 시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이야기,인천에서 소송사건이 발생했을 때 자신은 단지 변호사를 소개시켜 준 죄밖에 없다고 한 이야기,다다음주 즈음해서 인사처와 전무님을 찾아뵙겠다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 2025. 1. 7. 20110107 위축될수록 강한 모습 보여야 1.7(금)전무님이 내가 섭섭해 하지 않도록 잘 돌봐주라고 특별 지시를 하신 모양이다. 주인환 부장과 박인환 차장이 다녀갔다. 박차장이 내게 전무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직접 전해 주었다. 인사처장도 내 사무실을 다녀갔다.김병옥 차장 혼자 앉아 있는 사무실이 썰렁하지만 그래도 견딜 만하다. 업무 욕심이 많은 임청원 부장이 요란하게 벌려놓고 떠나간 자리인데 별로 채울 게 없어 그냥 빈 공간으로 놓아두었더니 더욱 썰렁해 보인다. 이제 천천히 하나하나 나를 채워가야지. 아니 어쩌면 비워두는 연습을 하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내 마음에 채워진 욕심을 비워야 한다는 생각을 되새기도록 그냥 빈 공간으로 놓아둘 필요도 있다. 그리고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질구질한 것들로 .. 2025. 1. 7. 20110106 나를 이렇게 만든 권태호 전화를 받고 1.6(목)어제부터 본사로 출근했다. 이도식 전무님에게 인사도 드렸다. 전무님은 나랑 악수를 하며 미소지을 뿐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다.나도 그냥 다른 말 없이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했다.정찬기 전무님 방을 들렀지만 정부에 신년인사를 가 자리에 안계셔서 그냥 사무실로 올라왔다. 이치훈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직도 회사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버리지 않고 있다. 권태호에게 전화가 왔다. 천연덕스레 왜 다시 거기 가 있느냐고 묻는다.내 등에 칼을 꼽은 사람이 내게 할 소리는 아니다.나는 권처장에게 내 생각을 여과없이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다. 처음에는 당신을 무척 원망했는데 나중에는 모든 책임을 내게 돌리기로 했다고 말해 주었다. 당신인들 날 해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오히려 도와주려고 했지.. 2025. 1. 7. 20110105 발령 한 달 만에 또 송별식을 1.5(수)KEPCO Academy에 가서 짐을 정리했다. 많지는 않지만 내 책 20여권과 잡다한 집기들을 정리해 차에 실었다. 서동호 처장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 그가 말보따리를 푸는데 배꼽을 잡고 들어야 했다.말도 많지만 재미있게 해 지루하지 않고 한참을 웃으며 들었다. 발령 인사차 인사처엘 갔다. 내 이미지는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태다. 비참하리만치 망가진 상태다. 그렇더라도 찍소리 말고 당당하게 씩씩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게 사는 길이고 도약의 발판이다.치사스럽고 비참한 생각이 들지만 그럴수록 더욱 씩씩하고 용감한 척하면서 살아야 한다. 인사처장과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김남수 위원장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도 나에 대해 곱지 않은 소릴 한다.편리하게 전문원제도를 이용했다는 소문과 .. 2025. 1. 7. 20110104 인간 답게 산다는 것 1.4(화)내가 다시 인사처로 발령이 났다. 정년퇴직 예정자들이 여러 가지 집단행동을 하게 되자 이에 대응할 팀을 구성하겠다고 사장에게 보고를 하고 나를 불러들인 것이다. 조원장에게 발령 사실을 보고 드렸다. 조원장도 진정으로 나의 발령을 축하해 주었다. 그러자 갑자기 별로 할 일이 없어져 하루 온 종일 인터넷을 오갔다. 이태현 교육지원팀장에게 혹시 시간이 되시는 분 있으면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했다. 이봉희 부장이 자리를 같이 했고 내가 신건만 차장을 함께 데리고 갔다. 넷이 횡성한우에서 저녁을 먹었다. 내가 저녁을 산다고 불렀기에 식사비를 계산했는데 이태현 부장이 내 카드를 취소시키고 자신이 했다. 돌아오는 길에 술이 취해 제 흥에 겨워 전철 안에서 너무 떠든 것 아닌가 싶다.무릇 매사에 조심 또.. 2025. 1. 7. 20110103 술 한 잔 함께 나눌 가족이 있다는 것 1.3(월)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엔 이틀 모두 테니스를 하러 나갔다. 토요일은 이상기 처장이 나왔는데 운동이 끝난 후 점심식사를 하면서 정년퇴직 예정자들의 동향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그들이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정보, 임금인상을 위한 행동요령 등에 관한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모두 나중에 내가 인사이동하여 해결해야 할 과업 중의 하나다. 회사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직원들 간의 끈끈한 정은 사라지고 서로의 무관심 속에서 자신의 일만 적당히 처리하는 각자도생의 길로 가는 듯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회사조차 스스로 무너지지 않을까 싶다.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테니스장으로 돌아와 그새 쌓인 눈을 치우자고 했다. 모두들 동참해 함께 힘을 보태니 산더미 같던 눈이 30여분 만에 모두 운동장 .. 2025. 1. 7. 20101231 조인국 원장의 달콤한 위로 12.31(금)아침 팀장회의가 끝난 후 며칠 고민하며 만든 다섯장 짜리 보고서를 조원장에게 보고했다. 'KEPCO Academy Creative Renovation' 라는 제목을 달았다. 내 스스로 조원장을 어렵게 생각하다보니 분위기가 두렵고 무겁다.덕분에 말끝이 약간 떨리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처음 현황설명 부터 조원장은 내가 만든 보고서의 내용이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다.정리를 아주 잘했다고 칭찬을 해준다.전반적으로 참 잘했다며 매우 만족해 한다.자신의 생각과 다른 부분을 몇 가지 지적했지만 불쾌한 감정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해 주었다. 이어서 내게 위로의 말을 해 준다.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있었을 테지만 직장생활이라는 게 어디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느냐, 어떤.. 2025. 1. 3. 20101230 문디 가스나! 12.30(목)오늘은 아침부터 보고서 작성에 열을 올렸다. 설상가상이라고 바쁜 날엔 손님도 많이 찾아온다. 윤태국 차장이 다녀가고 이치훈 부장이 다녀가면서 많은 시간을 빼앗았다. 점심에는 조원장과 탁구를 쳤다. 그 때 잠시 조원장 얼굴을 본다. 탁구로 운동이 끝나면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같이 하는데 점심식사 중에 지하철 무가지에서 본 경상도 버전 유머를 이야기 하였다. 윤상천 부장과 서동호 처장에게 ‘형님 안녕하셨습니까?’를 경상도 말로 어떻게 표현 하는지를 물었다. 모두들 모른다고 하자 내가 “햄이여?” 라고 답을 말해주었다. 조원장이 웃는다. 아름다운 여자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물었다. 모두 모른다. “문디 가스나!”라고 한다고 했더니 웃는다. 그러면서 차가운 조원장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듯한 .. 2025. 1. 3. 20101226 순옥이에게 12.26(일)어제 아침 다음 메일을 열어보니 순옥이에게서 메일이 와 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 본 내 메일이 무척 반가웠던 모양이다. 나는 원인을 모르는 이유로 인하여 신입사원 시절 이후 순옥이와 연락이 끊어졌었다. 그녀와 오간 메일은 이렇다. ******************* 순옥아!잘 지내?나 용욱이야.지금은 근무시간인데 몰래 살짝 메일과 외도를 하고있지.우선 이 편지가 네게 정확히 전달되고 있는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오늘은 긴 이야기를 쓸 수가 없구나. 어쨌거나 네가 너무 보고싶구나....꽁꽁 얼어붙은 마음의 대지에도 봄이 오려나봐.편지 읽었거든 가장 빠른 시간에 답장을 주든 전화를 하든 하거라010-8930-4063 ---------[ 받은 메일 내용 ]---------- 제목 : 말도 못.. 2025. 1. 3. 20101230 삶은 본인의 생각과 다른 가치와 의미로 가득 메워져 12.30(목)보고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혹시나 했지만 예상했던 대로 이규석 차장에게는 기대할 것이 별로 없었다. 약간의 통계와 내가 동의하기 어려운 Assessment Center에 관한 생각 이외에 그의 보고서에서 취할만한 것이 없었다.많이 실망했다.그리고 걱정스러웠다.내가 만든 보고서를 놓고 보고를 받으며 보일 조원장의 차가운 조소를 떠올리니 가슴이 먹먹하다. 그래도 어쩌랴! 내가 이규석 차장의 보고서를 보고 느끼듯 조원장이 내 보고서를 보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같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내가 생각하는 교육개혁안을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자신감이 없으면 절대로 승리할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긴다.이제 마무리를 조금만 더 잘 해주면 무언가 작품이 나올 것 같기도 하다.. 2025. 1. 2. 20101229 사업소 송년행사를 이렇게 사치스럽게 하다니 12.29(수)오늘 이규석 차장이 들고 온 보고서는 내 기준으로는 한참 함량미달이다. 별다른 아이디어도 없고 보고서의 수준이나 짜임새도 엉망이다.이번 금요일엔 원장에게 보고를 하겠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보고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갑자기 불안이 밀려온다. 오늘도 이치훈 부장이 서동호 처장 사무실에 왔다. 덕분에 보고서를 작성하려던 시간을 적잖이 빼앗겼다. ******************** 송년회가 있었다. 이렇게 화려한 송년회는 처음이다.조원장의 수준이나 입맛에 맞추려 서로 경쟁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송년회라기보다는 실속 없는 혁신 경진대회 같은 느낌이다. 사장의 경영방식과 똑같은 형식을 취했다.부서별로 먼저 전년도 실적에 대해 발표한 후 내년도 업무계획에 대한 설명했다.이어 놀.. 2025. 1. 2.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미야베 미유키) 12구절로 이루어진 하이쿠라는 일본의 전통시를 쓰고 각각의 구절을 단편소설로 만들었다.아니 거꾸로 자신의 단편소설들을 모아 하이쿠 전통시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어쨌거나 기발하고 재미있는 발상이다.일본사람이 읽으면 한 편의 멋진 하이쿠 시를 음미하면서 구절마다 단편소설을 통해 해설을 음미하는 형식이다.다양한 형태의 단편들이 실려있는데 대부분 여성적 시각에서 바라본 아기자기한 삶의 디테일을 다루었다.순서 없이 아무거나 펼쳐 읽어도 좋지만 먼저 시를 음미하고 읽으면 좋은 듯하다.하지만 난 일본 전통시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해 제목이 무언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나이 드니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잔다.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중간에 깨는데 억지로 자려하면 더욱 더 말똥말똥해진다.그럴 땐 차라리 책을 읽는 게 좋다.. 2024. 12. 31. 뜨거운 유월 바다와 중독자들 (이장욱) 하지만 삶은 추리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막이라고 연은 결론을 내렸다. 연은 마치 모수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정말이지 모수는 일기를 쓰고 나서 일기에 사로잡힌 사람 같았다. 사로잡힌다고? 그렇지 사로잡히는 거지. 모수는 무엇을 생각해서 무어라고 말을 하는것이 아니라 무어라 말을 했기 때문에 무엇을 생각하는 사람 같았다. 말을 하고 그 말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 같았다. 노트에 그렇게 적었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야 하는 사람처럼 모수는 살아갔다. 모수의 노트를 읽어가면서 연은 그렇다는 것을 알았다. 모수는 생활을 하고 생활한 곳에 대해 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일기를 쓴 이후에야 생활을 하는 사람 같았다. 책을 읽고 마트에 가고 옥상을 청소하고 어구들을 정리했다고 적은 뒤에 모수는 책을 읽고 마트에.. 2024. 12. 31. 20101228 말은 그사람의 얼굴 이상으로 중요 12.28(화)조성복 노조위원장이 불러서 그의 사무실에 가니 백재현 처장이 앉아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갔다. 백처장도 많이 힘들어한다. 내년 8월이면 사장이 바뀌게 되는 격변기 인데(a period of upheaval) 사장의 정책을 전담하는 선진화추진실장 직을 수행하려니 잠이 안 오는 모양이다. 더군다나 사장은 연임(serve consecutive terms)하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결하려 하는 듯하다. 그 일환으로 그는 벌써 책도 냈다. 자신의 유임에 도움을 받으려는 의도도 있지만 아마도 경영정책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더욱 강고하게 하려는 듯하다.하지만 그런 것들이 회사에 도움을 주진 못한다.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저격수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2024. 12. 31. 20101225 남의 일을 내 일처럼 걱정해주는 이인교 실장 집사람이 피자를 시켰다.18인치 피자라나?집사람이나 경신이는 그런 걸 좋아한다.나도 뭐 그리 나쁜 건 아니다.뭐든 잘 먹으니까.*************** 마음이 계속 불안하다.무언가 내가 해야 할 일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이를 내게 부정적 감정을 지니고 있고 냉기가 흘러넘치는 원장에게 보고하려니 마음이 많이 답답했던 모양이다.조직관리부서에서 내가 해야할 일에 대한 명확한 직무명세 없이 사람만 인사이동 시킨 상태이기 떄문에 생긴 일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에 대하여 한 두 번 그에게 운을 떼 보았지만 그는 그리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듯했다.아마도 그게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 것 같다. 부하직원이 무언가 자신의 계획에 대하여 어렵게 이야기할 때에는 비록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적극적으로.. 2024. 12. 31. 20101224 살얼음 위를 걷는 나 12.24(금)어제 점심에 탁구를 치고 식사를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원장이 내게 한마디 한다. “당신도 뭔가 일거리를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니야?”나는“그러잖아도 그래서 오늘 오전에 KEPCO Academy 혁신방안에 대하여 각 팀 주무 차장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우선 리더십 관련 기능을 좀 보강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강의도 직접 뛰기로 했습니다. 상세한 것은 나중에 보고 드리겠습니다.”했다.가뜩이나 추운 날씨에 분위기는 여전히 냉기로 가득하다.나 스스로를 따끈따끈하게 덥혀줄 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집사람 생일이어서 훌랄라에 가 같이 소주 한 잔 하고 들어와 잠에 떨어졌다. 경신이가 사온 케익으로 축하송을 부르지도 못한 채 잠이 들었다.집사람이 삐지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2024. 12. 31. 20101223 교육기획팀 회식 12. 23(목)교육기획팀에서 연말 팀회식을 한다며 나를 초청했다. 초청했다기 보다는 팀원의 일원이기에 참석통보를 한 거다. 나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흔쾌히 OK했다. 이제는 더 이상 어색해 하며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주어진 현실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면서 열심히 살 일이다. 서동호 팀장이 자신이 경험했던 지난 날 역경의 스토리를 한 시간 넘게 이야기 해주었다. 하지만 그가 겪은 아픔은 지금 내가 겪는 아픔과 차이가 있다.내 경우 실은 혼자서 말없이 움크리고 앉아 남이 알아서 해주기를 기다리다가 당한 사례다.그의 경우는 자신이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긴 좌절이라서 나랑 조금 다르다. 그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면 바로 그런 야생성이다. 정치가 더럽지만 더럽다고 그냥 물러설 일.. 2024. 12. 28. 20101222 나를 걱정해 주는 테니스 회원들 12.22(수)지난 일요일엔 테니스를 하러 잠실 코트에 나갔었다. 허창덕 본부장을 비롯해 몇몇 사람들이 나를 많이 걱정해 준다.김종호 처장도 전무님께 나와 관련해 한마디 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무슨 그런 심한 편지를 전무님께 보냈냐며 자신도 그걸 읽은 듯 비난조로 이야기한다. 충격적일 수 있지만 솔직한 고백이었고 그게 부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어쨌거나 이번 달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고대한다. 나는 튼튼한 내 사주 기둥을 믿는다.워낙 튼튼해서 웬만한 어려움은 쉽게 극복해 낼 수 있을거란 생각이다. 민둥산에 나무를 하나하나 심어가면서까지 언젠가는 반드시 정상에 오른다고 했으니 비록 그 모습이 애처롭지만 꿋꿋하게 버텨낼 것이다.인생은 쉽고 편하게만 살수 없다. 맑은 날이 계속되면 사막이 된다.. 2024. 12. 28. 20101221 사무실을 돌며 인사를 다녔다 일부러 사무실을 여기 저기 돌았다.부임인사를 겸해서 내가 쓴 책을 한 권씩 들고 지원팀부터 이러닝 팀까지 다녀왔다. 교육원 혁신방안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오늘은 혁신방안을 본격적으로 준비하여 보고서를 마련해 볼 작정이다. 무언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리더십 강의에 대해서도 의견을 타진을 해 보았는데 H부장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내가 네 시간짜리 정도의 리더십 기초이론 강의를 맡을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내 스스로 내 업무영역도 만들어 가며 정체성을 확보해야만 한다. 어찌 보면 그것도 평소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 중하나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내 입장은 운명적인지도 모른다. 집사람이 감기에 걸렸다.그래도 불편한 몸을 딛고 일어나 저녁밥상을 감자탕으로 준비해 주았다.돼지 등뼈를 .. 2024. 12. 28. 20101220 꿈보다 해몽 사무실에 출근해 있는데 강태서국장에게서 문자가 왔다. 오늘 새벽에 부친이 소천하셨다는 통보다. 먼저 빈소에 세글모 명의의 화환을 보내고 돈을 찾아 부의봉투를 마련했다. 지난주에 송변전교수실 직원 한사람이 결혼을 한다고 찾아왔기에 5만원 짜리 봉투도 하나 마련하여 송변전 교수실 이봉희 팀장에게 가져다주었었다. 내가 발령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생면부지인 직원이지만 그런 거라도 잘 해야 내 이미지가 덜 손상될 듯해서다. 청주 상가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오후 다섯시 경 조원장 방을 찾았다.마침 박종칠이 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참이었다. “친구 부친이 돌아가셔서 조금 일찍 나갔으면 합니다.” 했더니 조원장은“당신은 무슨 사무(사적인 업무)가 그렇게 많아?” 한다.나에 대한 그의 마음 속 감정.. 2024. 12. 28. 이전 1 2 3 4 5 ··· 138 다음